다이버 이야기/스쿠바 도전기

9편 / 3년만에 다시찾은 문암리...

Jenny blue 2009. 3. 29. 17:41

2005년 10월 16일  일요일....

이른 새벽 다이빙을 하기 위해 동해로 떠났다.

장소는 다시 문암 리조트.문암리에서의 급상승에 대한 두려움...

추암에서의 보트 다이빙 포기와

죽을 것 같았던 비치 다이빙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긴 했지만

다이빙을 하지 않는다 해도 화내지 않고

기다려주겠다는 남편의 말에

편안한 마음으로 투어를 떠났다.

 

정말 오랜 만에나서는 외출이다.

다이빙을 접은 후로는 바다는 휴가때나 가는 년중 행사였는데.....

 

가을의 하늘은높고 공기도 상쾌했다.

 

간간이 물든 나뭇잎들과 상쾌한 가을 바람이 내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그렇게 가을 길을 달려 강원도 고성 문암리에 도착하였다.

차에서 내려 바다 상황을 보니

날시도 좋은데다 바다도 그야말로 더없이 좋았다.

우선은 수심이 낮은 비치에서 적응하기 위한 워밍업을 하기로 했다.

 문암리조트 안으로 들어가니 샤워 시설이며, 쉼터, 그리고 화장실...등등

3년전과는 많이 달라져 있었다.

리조트 사장과 인사를 하고는 장비를 셋팅했다.그리고는 비치포인트로 갔다.

 

지금은 장비를 개조하고 바꿔 많이 가벼워 졌지만

그때만해도 BC도 크고 무거운 데다,슈트도 원피스가 아닌 투피스라

불편하고 갑갑하기 까지 했다.

더욱이 초보라 웨이트도 많이 차야해서 내 몸에 추가된 무게는 20킬로가 족히 넘을법하다.

그러니 무지 버겁고 힘이 들었다.

그래도 어쨌거나 해보자는 마음으로

그 무게를 버텨가며 물속으로 들어갔다.

수심도 낮고 바다상황이 더없이 좋아  긴장은 했지만 남편이 늘 지켜보고 있으니 용기를 낼수 있었다.

3년만이라 너무 긴장한 탓일까.... 내 눈은 오로지 남편을 향해 있었고 호흡도 편칠않아

17분 동안 70바를 소모해 버렸다.

 

첫 다이빙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가졌다.

잠시 쉬면서 남편과 난 받았던 교육 내용들을 되새겼다.

그리고는 다시 두번째 다이빙을 했다.

두번째는 좀 더 낳았다.

여유도 조금은 생겼고 시야가 좋아 난 바닷속 이것 저것을 둘러보았다.

27분이 흘렀고....공기도 70바를 소모했다.

마음이 안정이  되니 호흡도 편안해진 모양이다.

난 더 욕심을 내지 않고, 아니 욕심을 낼수도 없어 두번의 다이빙으로

재 도전의 첫발을 힘차게 내 디뎠다.

 

장비들을 정리하고 리조트를 나와 집으로 향하는 길.....

 

남편은 너무도 즐거워하며 행복해 했다.

나 역시도 부담은 크지만 내가 다시 도전하려 한다는 생각에 기대가 되고

또한  미루었던 오랜 숙제를 위해 팬을 든 것같은 느낌이었다.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마음의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심한 배멀미... 스킬.....

이 모든 것들이 태산처럼 다가왔지만

이 태산들을 극복하고 이겨낸 내 모습을 보고싶었고, 그런경험을 통해 성취감도 맛보고 싶었다.

 

시간이 걸리겠지.....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고 내 자신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넌~!! 할수 있어... 할수 있다구.... 포기하면 안되~~~ 아자아자 화이팅....>하며 속으로 외쳤다.

남편 역시도 얼마가 걸리든 끝까지 도와주겠노라 약속해 주었다.

 

 

 

 

다시 찾은 문암리 ...

내겐 공포를 안겨준 곳이지만...

난 다시 이곳에서 희망을꿈꾼다.

남편과 함께 아름다운 바다를 멋지게 누빌날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