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 이야기/스쿠바 도전기

8편 / 다시 도전의 첫발을 내 딛다...

Jenny blue 2009. 3. 27. 09:33

시간은 흘러가고..2004년 5월. 남편은 다시 다이빙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 다이빙을 입문할때 힘게 했던 이와  서해를 다니며 피싱과 채집을 해와

가끔은 자연산 미역과 다시마, 그리고 가리비와 새조개...

그리고 운이 좋을땐 광어도 한마리씩 집에 들고 오긴했다.

(서해로의 다이빙은 모든 다이버들이 채집이나 피싱위주로 가는 곳이다.)

 

그렇게 서해를 시작으로 다이빙을 하기 시작했다.

이후 동해로도 다니며 걍 심심풀이로 놀러 가자며 날 잠수풀에 데려가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도 교육 받았던 다이빙 스킬감각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한 배려 였던것인지 싶다.)

 

남편은 내게 조심스럽게 다이빙이야기를 시작 했고그럴때면 난 아무런 대답도 주질 못했다.

내 자신도 계속 갈등 중이었기에 말을 못했던 것이었다.

남편이 내마음을 알고 있는것일까?  

남편은 아무 말 없이 홀로 다이빙을 다니며 이론과 스킬을 쌓아가고 있었다.

다이빙에 대한 자료가 서점엔 충분치 않아 인터넷을 뒤지고, 찾아가며 이론을 겸비하고

투어를 통해 경험을 쌓았다.

그리고는 그해 겨울인 2004년 겨울  ... 마스터 교육을 받고 이듬해 봄 라이센스를 받았다.

 

남편이 발전해 가는 동안

 남편 장비 옆에  얼마 입지 않은 내 다이빙 슈트가 색이 바래가는 것을 보면서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장비를 볼때마다 나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두려움조차도 극복하지 못한 내 못난 모습이 떠올라

내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마음이 상하곤 했다.

 

그러던 차..... 2005년 9월의 어느 날....

 

남편은 조심스럽게 또다시 다이빙 이야기를 꺼냈다.

 

난 어쩌면 남편이 또 다시 다이빙 이야기를 해 주기를 기다렸는지 도 모른다.

남편이 그 말을 했을때 생각해 보겠노라 한것을 보면 말이다.

 

며칠을 고민해 보았다.

동기야 어찌 되었건 시작을 했으면 끝을 봐야 하는것을 무섭고 두렵다는 이유로 접어버린 ... 포기해버린

나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빙에 대한 열정과 노력하는 남편을 보면서 난 결심을 했다.

남편이 도와 준다고 하니 용기를 내어 다시 도전해 보자고 .....

문암과, 추암의 기억을 지우고 다시 첫 발을 내딛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바다에 가기로 말이다.

 

난 다시 해 보겠다는 말과 함게 남편에게 부탁을 했다.

다른 모든 걸 떠나서 내 의사 내 생각을 존중해 달라고....

 

그 말은 바다에 가서 내 마음이 동하지 않아 포기를 한다해도 얺언짢아 하지 말것...

그리고 적응하는데 더디고 힘들더라도 많이 참고 기다리며 지켜봐 달라는것이었다.

그런 내 뜻을 들은 남편은

<물론이지... 처음엔 나도 의욕만 앞섰지....  초보였잖아 모든것이....

그동안 이론과 경험을 쌓으며 나도 느낀것이 많고,,, 내가 마스타 교육을 받은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당신때문이기도 해.

예전처럼 다그치지도, 짜증내지도 않을게...

설사 그 먼 바다에 가서도  포기하고 하지 않는다 해도 난 당신하고라면  무얼해도 좋으니 그런 걱정은 마...^^

다이빙이라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누구와 하느냐도 그것만큼 중요한 것이니

난 당신이 잘 할수 있을때까지 도와 줄거야~>

 

@@  감동 그자체였다.

드넓은 바다와 친해져서 일까.... 남편은 그때와는 너무나 다른 다이버가 되었고

난 꼭 열심히 노력해서 저 아름다운 수중을 남편과 함께 누비리라 결심을 확고히 다졌다.

 

남편과 난 투어를 내 생일즈음으로 잡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새로운 도전에 축배를 들었다.

 

 

 

                                                            남편과 마주 잡은 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