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풋사랑의 추억

Jenny blue 2010. 5. 19. 10:09

3일을 앓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라는 남편의 말에 어제는

아무도 없는  거실에 혼자 앉아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맑게 내리는 빗줄기를 쳐다보며 차를 마셨다.

그러다보니 문득 어릴적 그 소년이 생각이 났다.

참으로 순수했던 그 소년....내게 마음을 주었던 그 소년....

 

 

여고시절 난 학교에서 음악선생님과 몇몇노래를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 중창단 활동을 했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들이 미팅을 하자고 제안을 했고

미팅에 참여치 않겠다는 날 기여이 끌고 나가 그자리에 있게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그 소년....

그는 키도 크고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이었다.

처음만난 날 그 소년은 내게 호감을 보였고

헤어지며 연락처를 물어왔다.소위 말하는 에프터신청???

 

이후 다시 만났는데

그는 나를 만나기 이전에도 미팅을 했었다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했고

본인의 가정사까지도이야기를 했다.

어 느 날엔 나보고 함께 갈곳이 있다며 가자하여 갔더니....

그의 집에 데려가는것이 아닌가....헉.....

그의 어머니가 데려오라 했단다.

그렇게 부모님의 허락하에 건전하게 만나고 싶다고....

난 겁이 나기도 했다.그의 어머니의 인상은 참으로 차갑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과일에 쥬스를 내어주시며 놀다가라는 말씀만 하신걸로 기억된다.

그렇게 만남을 가지는 동안 난 그가 마음에 들어 오지 않았다.

본인의 가슴아픈 가정사이야기를 하는것도 싫었고...

유머감가도 없어 만나도 그리 유쾌한것도 별로 없고....

무엇보다도

그에게서 난 설레임을 느낄수가 없었다.

 

어느 날 난 그에게 학업에 열중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한후에 만나자는 이야기를 남기고 헤어졌다.

그런데 그는 이후로도 계속 내 주위를 맴돌고 있었다.

야자가 끝나고 귀가하는 시간에 학교 근처에서 내모습을 몰래 보곤했고...

내 생일엔 내가 받지 않을까봐 친구들이 주는냥 선물을 보내주기도 하고....

내가 너무도 보고파서 술도 먹었다는 그 소년...

그리고... 그 그리움이 얼마나 컸던지 자신도 모르게 슈퍼에서 물건도 슬쩍했다는....

그 사실을 알게 된건 그의 일기장을 통해서 였다.

헤어지고 난뒤 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느 날....

그를 만나게 되었는데....

난 그의 가슴에 못박는 말을 했던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고개를 떨구고 뒤돌아가던 그의 모습이.......

며칠후 그는 내게 연락을 해왔고 다시 만난 그에게서 난 한권의 노트를 받았다.

뭔지도 모르고 받은 노트.....

집에 돌아와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마지막 장을 덮는 그 순간까지 난 눈물을 흘려야 했다.

내게 자신의 모든것을 내보이고 자신의 마음을 내게 주려했던 그의 마음을

난 차갑게 외면을 했기에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너무도 미안하고 또 미안했다.

내가 잊고 있었던 그 순간순간

그는 나에 대한 그리움에 가슴앓이를 무척이나 하고 있었다는것이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대학에 진학을 하고...

다시 만난 그 소년....

그는 서울대를 진학했고...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내앞에 다시 나타났다.

그는 내게 친구가 되어달라했다.

난 흔쾌히 그러기로 했고

가끔 카페에서 만나며 새내기 대학캠퍼스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난 점점 그에게서 설레임을 느끼게 되었고...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는 이제 더이상 나를 이성으로 느끼지 않는것 같은데

내 마음은 그게 아니니.....

난 그에게 고백을 했고..

.

.

.

어느 날 그는 내게 마음을 받아 줄수 없노라 했다.

한동안 힘이 들었다...그러던 어느 날.....

 

 

 

 

저녁에 그의 전화가 걸려 왔다.

비오는 어느날....

난 우산을 들고 그와의 약속 장소에 나갔다.

저 멀리서 그의 모습이 보였다.

우산도 쓰지 않은채 비를 맞으며 내게 다가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촉촉히 젖은 눈으로 내 어깨를 잡고는 더 이상 만날수없겠다며

건강하게 잘 지내라는 말과 함께 빗속으로 사라져 갔다.

난 그 소년의 이름을 부르고 싶었다.

아니 불렀지만 입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난 자격이 없었으니....

그의 가슴에 너무도 큰 상처를 낸 나였기에

내 욕심을 채우자고 그를 붙잡을수가 없었다.

멀어져가는..... 비를 맞으며 가는 그의 등뒤로

난 그에게 축복을비는 기도밖에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가슴아프지만 예쁜 추억으로 간직할께...

정말 이젠 너에게 꼭맞는 예쁘고 소중한 사랑 만나기 기도할께...

잘가~~~~ 라고....

이후 한참을 지나

길에서 우연히 카츄사 군복을 입은 그를 보게 되었는데 난 모른척하고 지나쳐 버렸다.

그런데 그가 뒤에서 달려오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어색하게 인사를 하는데....

그는 환한 미소로 나에게 안부를 묻는다....

너무도 멋지게 변한 그 남자...

 

 

비록 어긋난 인연이었지만 풋풋했던 그와의 추억

어린 시절 사랑이 무엇인지도 몰랐던 그 시절

내게 그리움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소중했던 추억이다.

 

 오랜시간이 흘렀다

 

지인의 소개로 만난 남편...

그 이후로 닫힌 마음을 열게해준 남편....

남편은 내게 뚝베기 같은 사랑을 주는 사람이다.

진한 사골국같은 사랑.....

늘 옆에 있어 든든하고....

늘 챙겨줘서 고맙구....

친구같고, 연인같은 남편....

 

25년이 지난 지금 

난 좋은 남편을 만나 이리 잘살고 있는데.....

 

그 친구도 좋은 아내 만나 잘살고 있겠지.....

 ...

.

.

 

문득 그 시절........ 그 소년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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