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엄마..

Jenny blue 2009. 3. 18. 09:36

 

 내겐 위로 오빠가 둘이 있다.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두 오빠들은 서로 코드가 잘 맞지 않은듯 싶다.

큰 오빠는 장남이라서 인지 조용하다.

단점이라면 조금은 게으르다는 것... 엄마가 큰 오빠의 손톱과 발톱을 가끔 붙들고 깎아주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ㅎㅎ

지금도 명절이나 친정 부모님의 생신에 보면 누워있는 모습을 늘 보게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 습관은 버리지 못하는듯 싶다.

그에 반해 작은 오빠는 학창시절 활동적이었던 같다.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아주 어릴적에는 골목대장이었다.

그 뒤를 따라다니며 오빠들이 하는딱지치기를 하면 작은 오빠의 호통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지지배가 무슨 딱지치기야~!! 어른 집에가~!!"....

그럼 난 삐죽거리며 집에 돌아가곤 했던 기억이 난다.

 

오빠들이 사춘기시절이었을땐 두 오빠들은 한방에서 문을 잠그고

동생인 날 따돌리곤 했었다.

그런 날이면 난 엄마를 원망하곤 했다.

날 낳지 말던가... 아님 여동생 하나를 낳아주던가.....하면서....

그런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난 소극적이고, 내성적이면서, 늘 매탓이라기 보다는

남의 탓을 하기 일수고 원망만 늘어간것 같다.

더욱이  엄마의 부업일을 도와 드리면서 더했던것 같다.

늘  오빠들만 생각하시는것 같아 불만 스러웠고 딸하나 살갑게 대해 주시지 않으신 것 같아

서럽기도 하고 쓸쓸함 마저 들기도 했다.

그래서 인지 늘 엄마와 난 기름과 물처럼 티걱 태걱 하게 되었고

내 속의 고민과 생각, 마음들을 꼭꼭 닫고 엄마에게 말하지 않았다.

결혼 후에도 모처럼 친정에 가면 엄마는 내가 있음에도 마실을 가시거나

아님 다른 방에 계시곤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친정 나들이를 다녀오면 마음 한쪽이 횡함을 느끼곤 했다.

그런 마음이 너무도 속상하고 화가나 남편에게 하소연을 하곤 했다.

어쩌다 엄마와 전화통화를 하다보면 싸우는 일도 생기고...다시는 안볼것 처럼 냉기가 흐르곤 했다.

그 세월이 40년하고도 5년이 흐른다

내가 자식을 낳아 그 세월이 18년이 되고 보니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지...

어린 시절 일에 메여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함을 원망했던 마음이 조금씩  사그러져 간다.

아니 그때의 엄마 마음이 조금씩 전해져 온다.

엄마는 어리지만 날 많이도 의지 하셨던것 같다.

강한것 처럼 보였지만 약했던 엄마...

말씀은 걸걸하게 하시지만 마음은 정많고, 눈물 많았던 엄마...

그런 엄마의 마음을 조금 헤아리다 보니 정말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엄마인들 내게 왜 잘해주고 싶지 않았을까....

나역시도 좋은 옷을 이보면, 맛나는 음식을 보면 두 아들이 눈에 먼져 선한것을.....

지금 가만히 생각해 보면 늦은시간까시 엄마일들 도와드리고 나면 엄마는 항상 배고프지 않냐며

무언가를 챙겨 주시려 미안해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마음을 이제 마흔이 넘어서 헤아리니 정말 난 철딱서니가 없는 못된 딸이다.

엄마.....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지금도 무뚝뚝한 울 엄마....

나 역시도 무뚝뚝해서 엄마에게 살갑게 해드리진 못한다.

이런 마음이 들었다 해서 엄마에게 자주 전화도 못한다.

하지만 마음만은 엄마께 감사하고 고마워 한다는것을 .....

마흔이 넘어서도 어머니라 부르지 못하고 엄마라 부르는 이 철없는 못난딸...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는 것을

이제야 느낀 어리석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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