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오시기 전 언능 숨어야지...ㅋㅋ
어디가 좋을까?? 옳지 다락에 숨어야지..ㅋㅋ>
<에헴~!! >
<앗~!! 아버지당..ㅋㅋ>
<울 막네 .. 어디있지? 여기있나? 아님 장안에 숨었나? 음...... 다락에 있나?>
<어디보자...>
<앗~!! 클났당..아버지가 찾겠넹? ㅋㅋ>
<여깄군.. 어라..잠들었네... 으쌰...>
<드르렁...드르렁...>
<어디....우우우우우...으으으으>
이소리는 아버지께서 날 안아 이브자리에 눕혀주시며
작은 내볼에 거칠거칠한 턱수염을 비벼대시곤 했던 소리다.
가끔 어릴적 아버지께서 돌아오시기전 난 숨바꼭질을 했다
거칠고 따가웠지만 번쩍 안아 볼을 비벼주시는것이 너무도 좋아
다락에 숨어 자는 척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내가 자지 않고 있다는것을 아시면서도
날 안아 그렇게 기분좋게 만들어 주시곤 했다.
가끔 아버지와 나란히 누워있으면
아버진 내게 턱수염을 뽑으라 하신다.
그 옛날...
전기 면도기도 없던 시절...
아버진 가느다란 대나무 한쪽에 칼집을내고
면도날을 끼워 떨어지지 않게 잘 메어두고는
턱에 거품을묻히고 면도를 하셨다.
그러다가 가끔 실수라도 하시면 얼굴에 상처를 입으시기도 하셨다.
그리 깎다보니 고르게 면도가 되질 않아 전봇대가 하나 둘 그리 생기기도 했다.
아버진 그 전봇대를 손으로 뽑아달라고 하신 것이다.
그럼 난 뽑기 힘들다며 하나 뽑는데 일원씩 달라고 징징 대곤 했다.
다섯개만 뽑아도 사탕하나 사먹을수 있는 돈이 되었으니 말이다.
고집도 세시고,,, 융통성도 없으셔서 콩심은데 콩만나야하고..
팥심은덴 팥만나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울 아버지...
콩심은데서 팥도 하나 나올수도 있고...
팥심은데서도 콩이 나올수도 있음을 이해하지 못하셨던 분...울 아버지
그렇지만 정만큼은 누구보다도 많으셨던 울 아버지시다.
난방조차 없었던 이층에서 살던 어려웠던 어린시절..
아버진 우리들이 추워할까봐 사과 괘짝을 잘라
얽기설기 자그마한 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백열등을 넣어
따뜻하게 열이 나는 아버지표 난방을 만드셧다.
그것을 자기전 잠깐 이블속에 넣어 두면 환한 빛과 함께 열이 나
이블속은 그야말로 따뜻한 봄날처럼 아늑해지곤 했었다.
어린 우리 삼남매는 환한 이블속에 모여 귀신이야기를 나누며
키득키득 웃기도하던 생각이 난다.
방 한켠에 놓여 있던 난로위에 검정콩을 고소하게 구워주셨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셧다.
가끔 난 남편의 턱을 만져 보곤 한다.
그러다 보면 어릴적 작은 내볼을 거칠한 수염으로 비벼주셨던 아버지생각이 나곤한다.
백발이 성성하고
연로해지신 아버지...
옥상에 닭을 손수 길러 자식입에 먹여주시고..
사랑으로 자식을 길러주셨던 아버지...
막내인 내가 시집 가던 날 홀로 방안에서 우셨다는 아버지...
철이 없을땐 아버지가 무능력하다며 미워하기도 하고...
너무 고집세고 융통성없다고 외면했던 못된 딸이었다.
내 나이 불혹을 넘어 중반을 향한 즈음이 되니
이젠 그 어린 날 사랑으로 대해 주셨던 아버지의 모습만 떠오른다.
<아버지 감사해요.. 제게 그런 아버지에 대한 기억 남겨주셔서...
아버지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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