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따로 또 같이....

Jenny blue 2009. 7. 7. 10:26

 

 

 

 

1993년 겨울...

작은 아이가 작은 내 뱃속에서 막 생겨났을 때 였다.

큰아이 혼자 외로울것이 염려스러워 서로 의지하며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둘째아이를 가진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다리 곳곳에 무언가에 물린것처럼 벌겋게 부어 오르는것들이 눈에 들어 왔다.

그러더니 걸음을 걷기가 힘들어 졌다.

남편에게 말하니 남편은 대수롭지 않다는듯 그냥 무시해 버린다.

 

<쳇~!! 너무하잖아 ! 마누라는 아프다구 말하는데...들은척두 않하구...>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난 도저히 안되겠어서 홀로 절둑 거리며

찜질을 하기 시작했다.남편이 보는 앞에서... 그래두 꿈적 안하는 울 남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시댁에 일이 있어 그몸으로 큰아이를 데리고 남편과 함께 시댁에갔고

그 곳에서 하루를 지내는데....

갑자기 팔꿈치에서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

난 남편을 불렀고 마구 신음소리를 내며 주물러 달라 애원했다.

그제서야 놀란 남편은 내 팔을 주물러 주었고 다음날 아침 바로 일단 피부과를 찾았다.

외냐하면 초기 증상에 다리에 무언가 나왔으니 그걸먼져 알아보기위해서였다.

피부과 선생님은 자세히 들여다 보시더니 일단 내과를 가보란다.

내 몸속에 이상을 알리는 신호같은 증세라며...

 

그래서 내과를 찾았다. 내과에서 이것 저것 검사를 하니 피에 염증이 있는것 같다고 하는데...

난 무슨 말인지... 어찌해야 하는지.... 왜 도 팔굼치며... 무릎이며 돌아가며 아픈지 알수가 없어

다시 정형외과를 찾아갔다.

정형외과에 다시 증세를 이야기 하니 류마티스가 의심 된다며 큰병원에 있는 전문의를 찾아가보라며

소견서를 써주는것이 아닌가...

 

 

 

 

류마티스가 뭔지.... 집에 돌아와 이것 저것...책을 뒤지고 알아보니 무서운 병이었다.

고칠수 없고.... 어쨌거나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할것 같아 큰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난 많은 생각을 했다.

 

<만약 류마티스라면....

난 이혼 할거야... 누구에게도 짐이 되고 싶진 않아.

남편에게 평생 짐이 되어 그리 살고 싶진 않다구...

비록 엄마가 없더라도 처음엔 힘들겠지만 익숙해 질거야...

이제 생긴 둘째는????

할수 없어.... 모두가 고생이야... 그러면...

나 하나 나오면 모두가 편해질테니 ....>라며

그리 마음을 먹으려 하고 있었다.

 

 

 

검사 결과보러가는 날....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옆자리에 한 수녀님이 자꾸 눈길을 준다.

그러더니 내게 말을 건다.

<저..... 새댁...~!!  내가 하는 이야기 딱해서 하는 이야기니 곡해 말고 들어봐여.

소변 요법이라고 있답니다. 새댁역시 류마티스인가 본데...>라며 내게 그 요법에 대해 설명을 한다.

 

머릿속이 하얀것처럼 멍때리는 말....

내게 이런.... 갑자기 서러움과 뭔가 모를 울컥임이 밀려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그때 간호사의 부름....

 

난 병실에 들어갔고...

의사와 마주 않았다. 의사 선생님은 미소를 지으며

<다행히도 류마티스는 아닙니다. 혈액에 염증이 있어 그것때문에 나타난 증상들 입니다.

걱정마시구 약을 드릴테니 증상을 보아가며 드시되 약을 줄여가세요. 그리고 괜찮아지면 약을 끊으시구여..^^>

<제가 지금 아기를 가졌는데... 약.... 괜찮을까요?>

<아기에게 해가 없는 약이니 안심하세여..>

 

난 너무 기뻤다. 노심초사 이혼까지 생각했던 차였는데....

궁금해 하는 남편에게 말하니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알고 보니 남편은 나름대로 류마티스에 대한 공부를 했다는것이다.

서점에 가서 책도 구입을 하고.. 나름 최선을 다해서 고쳐 줘야겠다는 각오를 했었다는 남편...

서로 생각하는 마음은 달랐지만

그 생각의 뿌리는 하나였다는 사실에 난 너무도 고맙고 고마웠다.

 

남편은 내게 묻는다

<내가 그런 상황이면 당신은 어떻게 할건데....짐스러우니 버릴건가?>

<그야 당연 아니지... 어떻게든 애써봐야지..^^;;>

 

<그러면서 왜 나보군 당신을 버리래~!!>

 

난 남편을 위해 ,,,가족을 위해 떠나려 생각한거여였고...

남편은 날위해...희생을 하려했던 것이다...

 

부부란 어려울때 일수록 하나가 되어야 함을 절절이 느낀 시간들었다.

 

남편의 행동하나, 생각 하나하나가 정말 고맙고도 감사하다.

 

 

 

 

 

 

16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 보면 따로인듯...또 하나인듯....

 

그렇게 따로 또 같이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장과 부선장인 내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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