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ORY

가슴이 따뜻했던 날...

Jenny blue 2011. 5. 10. 11:29

 

 

 

<너 언제 오냐~ >

<점심무렵에 갈께.>

<나 목욕좀 해야겠는데...>

<알았어..엄마>

 

지난 모알 보알에 다이빙차 필리핀에 갔을때이다

 

엄마가 욕실청소하시다가 넘어지셔서 어깨수술하신 뒤로

목욕도 못하시고 생활하시는것이 영 불편하신 요즘이다.

 

다행히도 수술은 잘 되셨고..

올케언니가 병간호도 잘해주어 고맙기 그지없다.

 

더구나 엄마를 모시고 며칠 돌보아 드리기도 하였기에

무척 감사하다.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밖에 못하는 시누이라

그져 미안할뿐이다.

 

병원에서 퇴원하신지 일주일이  지난 어제

한쪽 팔이 불편하신 엄마와 아버지를 위해 우족을 직접 탕을 내어 쇠고기와 함께

가져다 드릴요량이었다.

 

운전 면허가 있긴하지만 2007년 교통사고 이후

핸들을 잡지 않는터라 내 면허는 장롱면허가 되어버렸기에

야근을 하고 돌아온 남편에게 부탁을하여 함께 친정을 갔다.

도착하여 친정엄마를 씻겨드리기 위해 서둘러 준비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수술한곳에 물이 닿지 않도록 랩으로 감싸놓고 씻기 시작했다.

 

<백까지 세!!>

<?>^^

<나 어릴때 목욕탕 가면 날 탕속에 넣어놓고 엄마가 그랬지. 백까지 세~!!>라고...ㅋㅋㅋ

<맞아! 불려서 때밀려구...>

<이젠 내가 엄마를 씻겨드리네...>

쓱쓱...싹싹... 땀방울이 송글송글...

<아~! 시원타~!!  >

^^

......................................... 

 

<얼굴이 빨갛구나...땀도 많이 흘리고... 이제 그만하자꾸나..> ^^;;

그렇게 40여분을 도란도란 엄마와 이야기를 나누며 목욕을 끝냈다.

나가서 점심을 먹자하셔서  친정근처 고기집으로 갔다. 버섯불고기를 주문하는데.....

어느사이 아버지께서 음식값을 미리 내버리셨다. 딸이 낼까봐 미리 내신 아버지...함박웃음을 지으시며

<많이 먹게 !  ^^>

<이궁... 자식이 사드려야지 아버지가 내셨어요~!>

<맛있게 많이 먹거라..>^^

그렇게 점심을 먹고 집에 가는 길.... 엄마가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신다.

<엄마! 목욕하니까 날아갈것 같아? 그렇게 기분이 좋아?>

<그럼..^^>

<나도 덥고 힘은 들었지만 기분은 좋~당!  후진 딸이 오늘 손톱만큼정도 효도했나?>

<그럼~ 네가 왜 후진딸이야.. 귀한 딸이지..>

ㅎㅎㅎㅎㅎㅎㅎ

엄마와 마주보며 한바탕 웃어댔다.

무엇이 이리 기분이 좋은걸까.... .

내 마음도 가볍고...

뭐하나 효도다운 효도를 하지 못했던 딸에게 귀한 자식이라 말해주는 엄마를 보며 가슴이 따뜻했다.

 

마침 엄마 병원가시는 날이라 모시고 병원을 다녀와서는 집으로 돌아갔다.

피곤할터인데도 처가일에 기분 좋은 마음으로 도와준 남편이 고맙고도 고맙다.

별것 아닌 내 작은 도움에 행복해 하시는 엄마와

점심을 사주시며 함박웃음 지으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서 ...마음에서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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