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실습 날짜를 기다리는 동안 남편은 내게 장비를 구입하자고 제안을 했다.
랜탈 장비는 이사람 저사람 쓰던거라 찝찝하기도 하고,
상태도 불안하니 자신의 장비를 구입해서 쓰는것이 안전하다고...
자신은 중고 장비를 구입해 쓰고 있으면서
내것은 새로 사자는 남편 ....눈물 나게 고마운 옆지기다.
그런데 장비가 어디 한두푼 인가....
BC에 ,호흡기에,보조호흡기 까지.. 그리고 수경,스노클, 슈트까지....
최상의 장비는 엄두도 못내고 그럭 저럭 무난한걸로 장만하는데도 목돈이 들어갔다.
거기에 교육비와 해양실습비, 라이센스비까지.....
배꼽 떨구고 날 위해 그런 거금을 써본것은 첨이다.(한동안 밥상이 초원이었지 싶다.믿거나 말거나..)
날 위해 양말 한켤래를 사더라도 한참을 망설이던 나였는데...
남편이 날 대신해 화~~~악 밀어부치며 저지른 탓에 난 못이기는 척 따라가는 형국이었지만..
정말 무엇에 홀린것 같았다...
.....
드디어 해양실습 날이 임박해 오고 해양실습 전 날인 2002년 4월 20일 토요일이었다.
그당시 초등하교에 다니던 두 아들을 시동생과 동서에게 부탁을 하고
남편과 난 약속시간에 맞추어 저녁 10시 무렵 다이빙 샵으로 갔다.
그 곳 샵에 있는 카니발 차량에 장비를 싣고
강사와 스텝 그리고 남편과 나, 또다른 교육생인 아저씨 한분이 차에 올랐다.
목적지는 경북 울진 털보리조트를 향해.. 고고~!!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지금도 보면 다이빙하시는 분들대부분이 너무 고속으로 다니는 분들이 많아 걱정스럽기도 하다.
아무튼 달리는 차안에서 난 그동안 받았던 교육ㅇ내용들을 곱씹으며 두려움을 달랬다.
그리고 서로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러는동안 출출한 속을 달래기 위해 스텝이 준비한 김밥과 음료도 먹었다.
그렇게 달려 목적지인 울진에 새벽 2시 무렵에 도착했고,리조트 근방에 있는 콘도에서 짐을 풀었다.
얼마나 긴장이 되었는지.... 거의 자는둥 마는 둥... 이리뒤척,저리 뒤척...
그러다 아침 6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이빙 할 준비를 하다보니 리조트엔 많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아마도 리조트에 무슨 행사가 있는듯 싶다.
어쨌거나 우리는 다이빙 준비를 마쳤고 첫번째 다이빙을 비치로 하기로 했다.
바다 적응 차원에서 낮은 수심을 타는것 같았다.
다행이도 날씨는 좋았고 바다도 잔잔했다.(일명 장판이라는...)
함께 왔던 다른 교육생 아저씨는 다른 스텝과 함께 하고
난 강사와 남편, 그리고 마스터,, 이렇게 넷이 함께 하기로 하고는 바다로 향했다.
핀을 신고, 수경쓰고 장갑끼고, 마지막으로 호흡기를 물고 OK싸인을 한뒤
뒷걸음질로 바다를 향해 한발씩 내 디뎠다.물속에 들어 가려는데 입수가 어렵다..
슈트가 투피스이고, 새장비에... 거기다 초보이니 웨이트무게는 12KG!
그런데도 입수가 잘 되질 않는다. 아마도 무섭고 긴장한 탓에 몸에 힘이 장뜩 들어가 있는듯 했다.
어찌 어찌 강사와 남편의 도움으로 입수를 했고바닷속을 누비기 시작하는데...
눈에 들어 오는것이 없다. 무섭고 떨리는 마음때문이었을까....
어떻게 시간이 흘렀나.... 차츰 안정이 되어가고...강사는 날 데리고 다니며
물속의 아름 다운 광경들을 하나씩 보여 주기 시작했다.
군소를 잡아 보라색 물감이 번져지는 모습도 보여주고 돌틈에 숨어 뻐끔거리는 물고기도 보여주고.
써지에 흔들리는 감태들.... 그 모든 것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난 또 다른 멋진 세상에 하나가 되어있는것을 느꼈다.
2008년 10월 남해 매섬 비치다이빙중 만난 군소..^^
다이빙 타임은 10분....
(지금의 다이빙 타임 10분은 엄청 짧은 시간이다. 비치는 수심이 낮아 공기 소모량이 무척 작기 때문에
요즘은 비치를 하면 최장 시간이 1시간이 넘기도 한다.)
그때만해도 생애 첫다이빙 이었기에 10분 이라는 시간은 마치 1시간이 빨리 지나간 듯한 느낌이랄까...
암튼 길면서도 짧았다는 느낌이 들었으니.....
늘 수평선 안 잔잔했던 바다의 모습만 보아 왔던 난
바닷속 모습에 놀랍기도 하고..(TV에서 보는것 하고는 너무나 다른 느낌....)
내 몸이 물고기처럼 흐느적 거리는것 같기도 하고...
우주인도 무중력 상태의 느낌도 이럴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기도 했다.
그 시간동안의 새로운 나의 도전은 황홀 그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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