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버 이야기

장애인 스킨 스쿠버교실 4회차 (마지막날)

Jenny blue 2018. 8. 23. 22:28

장애인 스킨스쿠버 교실 4회차 마지막 날






오늘은 마지막 날.....
오늘도 역시 후배는 날 픽업하고 재활센터에서 ○○군과 ○○엄마를 만났다.
인사를 나누고 보니 ○○엄마의 발을 감싸고 있던 깁스가 보이질 않는다.
"어머낫! 깁스를 푸셨네요..^^ 오늘은 물에 들어가실 수 있나요?" 라고 물으니 이사를 하고 집먼지 알러지가 온 몸에.....
어쩌나...... 오늘도 물에 들어갈수 없다는 ○○군의 엄마의 대답에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래도 몸이 우선이니 ....
우리 넷은 ○○엄마의 차량으로 양주를 향해 출발했다.
이 날 역시 미안하게도 ○○엄마의 야무진 손으로 준비한 김밥과 후배가 준비한 휴게소 감자(조림감자로 기름에 튀겨낸...)를
먹으며 수다삼매경에 어느덧 양주에 도착을 했고 미리 와 있는 강사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바로 잠수풀로 들어갔다. 그런데 우리를 포함해서 모두 10명이 모여야하는데, 다른 한팀은 포기를 하였는지, 오지를 않고 8명만 참석했고, ○○엄마는 물에 들어가지 못하고 결국 7명이 하게 되었다.
마지막날... 강사님은 중성부력을 시범보이고 연습하라고 한다. 모두들 엎드려 열심히 연습을 한다. 잠수풀이 너무 비좁다보니, 올때마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모두들 개의치 않고, 열심히들 하신다. 내 후배는 그중에서도 좀 눈에 띄는듯 하다 ^^!
 이제는 한손으로 장비셋팅, 입수, 출수, 유영 모두 혼자서 잘한다. 강사님은 모두 연습후 나머지 시간을 자유시간으로 준다. 그런데 후배가 내게 수경에 문제가 있다며 수신호를 한다. 몇개를 교체하고 꼼꼼히 봐주고, 또 내가 직접 써보고 이상이 없음에도 계속 물이 들어온단다.
 아아.... "후배야. 마스크가 너의 얼굴에 맞지 않을수도 있지만, 컨디션에 따라 장비 트러블이 생기기도 해. 그리고 팔자주름 때문에 그럴수도 있어." 라고 말을 해주니, 후배는 나름대로 스스로 자주 클리어를 하며 한다. 나는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찍으며 둘러보는데, ○○군이 내눈에 들어온다. 바닥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군. 잘하고 있는 후배를 뒤로하고 ○○군에게 다가갔다. BCD를 보니, 뭔가 BCD가 따로 놀고 있다. 워낙 체격이 작다보니, 렌탈장비인 BCD가 너무 컸던 것이다. 나는 최대한으로 몸에 맞게 조여주고 ○○군 마스크를 보았는데.... 헐~~ 마스크에 물이 가득.
 ○○군에게 클리어를 하라고 하니, ○○군은 클리어를 열심히한다. 그러나 잘 되질 않는다. 나는 ○○군을 데리고 수면으로 나와 마스크를 닦고 다시 잘 씌워준 후, 수심이 낮은곳에 앉아 마스크에 문제가 없는지 점검한 후에 ○○군에게 바닥으로 내려갈까 하니, OK사인을 한다.
 바닥으로 함께 내려가 ○○군의 마스크를 다시 확인한 후, 난 후배를 다시 쳐다보며 촬영을 했다. 그리고 둘러보며 촬영을 하고있는데, 또다시 ○○군이 눈에 들어온다. 역시 바닥에 앉아 가만히 있는 ○○군. 마스크를 다시 확인하고 OK답을 들은 후, ○○군에게 핀을 차보라고 수신호를 했다. (○○군은 다리가 불편한 친구이지만 ○○군의 어머니 말로는, 핀을 조금씩 찰 수 있다고 했기에 핀을 차보라고 하였다) 그런데 ○○군은 내 수신호를 이해 못하는듯 했고, 다른 다리가 불편한 분이, 팔을 저어가며 하는 모습을 주의깊게 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난 다시 ○○군에게 팔을 저어가며 유영을 해보라고 수신호를 했다. ○○군은 그제서야 내 말을 알아듣고 팔을 저어가며 유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물만난 고기처럼 방향을 바꾸어가며 유영을 시작했다. ○○군의 몸이 자꾸 가라앉는 것 같아 BCD의 공기를 아주 조금만 넣어보라고 수신호를 하니, ○○군은 BCD의 공기를 조금 넣고 열심히 유영을 한다. 자신감이 붙었을까, 3주차까지도 그렇게 유영을 하지 못하고 바닥에 앉아있던 ○○군의 모습이 자꾸 눈에 들어왔었는데, 마지막날에서야 둥둥 떠다니는 체험을 했으니, 그 모습을 보는 나는 마음이 뿌듯하고 ○○군의 그런 모습이 멋져보이기도 했다. 난 오늘 ○○군의 사진기사인양 그 모습을 찍어보여주고싶어 얼른 카메라로 그런 ○○군의 모습을 파인더에 담았다.
 "○○군! 멋져요! 잘하고있어요! 문제없지요? 정말 잘하고있어요!" 라고 수신호를 보내며, 나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자유시간이 끝나고, 장비를 정리하고, 우린 잠수풀을 나왔다. 아쉬운 마음에 체육관 로비에 둘러앉아 ○○군 엄마가 준비한 김밥과 고구마, 후배가 준비한 감자와 복숭아, 그리고 다른 회원이 사온 음료를 나누어 먹고 마시며 소소한 뒷풀이를 했다.
 
 난 이번 장애인 스킨스쿠버 교실에 후배의 보호자로 참여하며 여러가지 생각과 아쉬움이 남았다. 난 강사가 아닌 참여자였기에 지켜볼 수 밖에 없었고, 이런 경험이 처음이었기에 아마도 미흡했던점도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스쿠빌리티 교육 생각도났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쉽지 않은 교육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임한 강사님들의 노고도 크게 빛이 났지만, 아쉬움도 많이 느낀것도 사실이다. 장애인들의 보호자들은 대부분 같이 배우는 입장이다보니, 강사님 두분이서 장애인과 보호자로 온 분 모두 케어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군은 보호자인 엄마없이 제대로 하지 못한듯한 아쉬움이 남았다. 장애인 교육 프로그램이 좀더 전문화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장애 분류별로, 그리고 보호자와 함께 오라고 하기 보다는 경험이 많은 마스터 다이버급 자원 봉사자와 함께 한다면 좀더 안전하고 장애인 교육생들에게 좀 더 성취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분들의 해양실습은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오랫동안 바닷속을 누렸던 나는 이분들께 조금의 힘이라도 되어주고싶다. 그래서 함께 행복하고싶다. 올해에는 해양실습 계획이 없다는 강사의 말과 협회의 계획에 후배는 많이도 아쉬워한다. 내년을 기약해야한다는 말에 꼭 함께 가자는 후배.

 경험이 많은 다이버들이 이런 프로그램에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교육을 담당했던 강사님들 모두 수고 많으셨고, 교육에 참여했던 장애인분들과 그 보호자분들 모두 좋은 추억이 되셨길 진심으로 바래본다.